직역하면 관 뚜껑을 덮고 난 뒤에야 안다는 뜻으로 사람은 죽고 난 뒤에야 올바르고 정당한 평가를 할 수 있다는 말로 두보(杜甫)의 시(詩) 군부견간소혜(君不見簡蘇惠)에서 볼 수 있다.
이 시는 두보가 사천성(四川省) 동쪽 기주(夔州)의 깊은 산골로 들어가서 가난하게 살고 있을 때 역시 거기에 와서 살며 실의에 찬 나날을 보내고 있는 친구의 아들인 소혜란 사람에게 편지 대신 보낸 한 편의 시다.
군부견도변폐기지(君不見道邊廢棄池) 그대는 보지 못하였는가 길가에 버려진 못을
군부견전자최절동 (君不見前者최折桐) 그대는 보지 못하였는가 앞서꺽여 넘어진 오동나무를
백년사수중금슬 (百年死樹中琴瑟) 백년 뒤 죽은 나무가 거문고로 쓰이게 되고
일곡구수장교룡(一斛舊水藏蛟龍)한 섬 오랜 물은 교룡을 품기도 한다
장부개관사시정(丈夫蓋棺事始定) 장부는 관을 덮어야 일이 비로소 결정된다
군금행미성노옹 (君今幸未成老翁) 그대는 아직 다행히 늙지 않았거늘
하한초췌재산중(何恨憔悴在山中) 어찌 원망하리오, 초췌히 산속에 있는 것을
심산궁곡부가처(深山窮谷不可處) 심산 궁곡은 살 곳이 못 되노니
벽력망량겸광풍(霹靂魍魎兼狂風) 벼락과 도깨비와 미친 바람까지 겸했노라
이는 사람을 겉으로 평가해서는 안 되며 그 사람의 업적과 평가는 죽고 나서야 비로소 분명해 진다는 뜻으로 불의나 실패에 무릎을 꿇어서는 안 된다.
물론 죽은 후에 평가받는 것이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다.
현대 중국에서는 개관논정(蓋棺論定)이라고 하는 것이 보통이라 한다.
관 뚜껑을 덮어야 의론이 결정 된다는 뜻으로 비판적으로 쓰인다.
그리고 진서(晉書) 유의전(劉毅傳)에도 장부개관사정(丈夫蓋棺事定)이라는 말을 볼 수 있다.
오늘의 한자
蓋 : 덮을 개, 棺 : 널 관, 事 : 일 사, 定 : 정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