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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5-14 08: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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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 견해를 고집하고 남의 감화를 받지 않아서 변할 줄을 모른다(不知變通)는 집이불화(執而不化)는 장자(莊子) 인간세(人間世) 편에서 볼 수 있다.

 

장자(莊子)에는 유가(儒家)의 언행을 우화로 꾸며 유가를 비난하는 장면이 흔하게 등장하는데 인간세(人間世)편의 한 우화를 보면, 공자(孔子)의 제자인 안회(顔回)가 뜻을 펼치고자 위(衛)나라로 떠나려고 공자(孔子)에게 하직인사를 하자 공자가 위나라 군주의 인물됨을 들어 만류하면서 나누는 대화에 공자의 말로 나온다.

 

안회가 공자에게 “몸을 단정히 하고 제 마음을 비우고 충성을 한결 같이 하면 안될까요?(端而虛,勉而一,則可乎)”라고 말하자 공자는 “어허, 어찌 가능하겠는가?(惡 惡可) 위왕은 아주 사납고 감정도 수시로 변하며 평범한 사람은 그를 어기지 못하는데 그는 사람의 감정을 억누르는 것을 스스로 즐길다.(夫以陽爲充孔揚,采色不定,常人之所不違,因案人之所感,以求容與其心)”고 말했다.

 

이어 “이런 위인은 아주 작은 덕마저도 이룰 수 없으며 하물며 큰 덕은 어떻게 이룰 수 있겠으며 그는 집착할 뿐 변화하지 않으며 겉으로는 자네의 말을 따르는 듯 해도 속으로는 헤아리질 않으며 위왕이 이와 같은 데 어찌 자네의 뜻을 이룰 수 있겠는가.(名之曰日漸之德不成,而況大德乎 將執而不化,外合而內不訾,其庸詎可乎)”라며 안회의 위 나라 행을 만류하는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지방 자치단체가 어떤 사무에 관해 법령의 범위 내에서 지방 의회의 의결을 거쳐 제정한 법을 조례라고 하며 이는 행정을 펼치는 과정에 법적 근거를 마련해 원할한 행정에 도움을 주기 위한 제도다.

 

아산시의회가 아산시의회 의원 연구모임 구성 및 운영 조례 규정을 위반하면서 까지 아산시 바른 조례 연구 모임을 구성하려는 진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특히 조례를 연구하는 모임을 만들면서 모임을 만드는 제반 규정을 담고 있는 조례의 규정을 위반하면서까지 만들어진 모임에서 무엇을 연구할 것인지 향후 지켜볼 일이다.

 

더욱이 아산시의회는 상당수가 초선의원으로 구성돼 시행착오를 거치며 언론의 중심에 섰던 것도 사실이다.

 

지난 13일 열린 아산시의회운영위원회는 조미경 의원이 아산시의회 의원 연구모임 구성 및 운영 조례에 따라 아산시 바른 조례 연구 모임 등록을 신청하면서 이에 대한 심의가 있었다.

 

그런데 이 연구모임에 참여하는 의원은 특정 정당의 의원들만 참여하는 연구 모임으로 다른 정당 소속의 의원들에게는 참여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자기들만의 연구 모임을 만들려는 계획에 배제된 정당 소속의 의원은 편 가르기를 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자 참여하면 될 것 아니냐는 답했다.

 

지극히 오만불손하고 교만한 추태를 보이는 대목으로 동료 의원을 적으로 표현하는 것도 모자라 다수당이라는 위세로 부지변통(不知變通)이며 집이불화(執而不化)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다수당이기 때문에 표결에 붙이면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니 규정을 위반해도 된다는 것인지 아니면 기초의원이 갖추어야할 최소한의 덕목조차 갖지 못하고 자기 소견에 집착할 뿐 남의 감화를 받지 않고(將執而不化) 겉으로는 쫒는 듯해도 내심으로는 고려조차 하지 않을 것이므로(外合而內不訾) 어찌 자네의 뜻이 성취될 수 있겠는가(其庸詎可乎)라는 공자의 말씀을 전한다.

 

더욱이 의회운영위원회는 부의된 안건을 심의를 함에 있어 관련 조례의 제반 규정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규정에 따라 수정과 보완의 과정을 거쳐야 함에도 이런 과정은 거치지 않고 소모성 논쟁으로 치닫는 모습은 결코 시민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위원장이 회의를 원만하게 진행하기 위해 수 차례에 걸친 정회를 거듭하며 날선 공방에 완충 역할을 하고 표결이 아닌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은 높이 살만하다.

                                                                                   굿타임 발행 편집인 이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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