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8-02-03 13:48:42
  • 수정 2018-07-20 15:38:22
기사수정

항룡유회(亢龍有悔)를 직역하면 끝까지 올라간 용은 결국 후회를 한다는 것으로 주역 건괘에 나오는 글로 자신의 지위가 높다고 자만하다가 모든 사람이 그 곁을 떠나 아무도 없게 되 결국 후회의 눈물을 흘린다는 뜻이다.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높다고 생각해 소통을 거부하고 독단적인 일처리로 일관하다가 결국 민심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것이 주역의 항룡유회의 본 뜻이다.


진시황제는 천하를 통일하여 황제가 됐지만 폭정에 시달린 백성의 반란에 의해 20년도 못가 멸망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한 제국을 세운 한신은 무명의 용사에서 제국의 최고 사령관 자리에 올랐지만 자신의 분수를 지키지 못해 토사구팽을 당하고 말았으며 조선을 세웠던 태조 이성계 역시 조선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결국 눈물을 흘리며 후회하고 말았다.


높은 곳은 참으로 올라가기도 어렵지만 눈물을 흘리지 않고 내려오기도 쉽지 않다.


주역에서는 인간의 일생을 용과 비유해서 설명을 하는데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용을 잠룡이라 하고 물 밖으로 나와서 출세와 승진을 거듭하는 용을 약룡 또는 비룡이라 하고 가장 높이 올라간 용을 항룡이라 하며 항룡유회(亢龍有悔)는 마지막 높은 자리까지 올라갔지만 눈물을 흘리며 내려와야 한다는 것이 세상의 이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항룡유회(亢龍有悔)는 크게는 한 나라의 지도자나 지방자치단체의 수장이라면 가슴에 깊이 새겨야 할 말이며 퇴계 이황 선생은 임금에게 강연하는 자리에서 항룡유회(亢龍有悔)는 한 나라의 임금 된 자가 가슴속에 깊이 새겨두어야 할 말이라고 거듭 강조했음을 볼 수 있다.


임금 된 자가 지금의 권세가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며 한 발 나아가면 한 발 물러나게 되어 나라를 소유한 뒤 결국 시간이 지나면 나라를 놓게 되는 것이 세상의 이치인데 어찌 그 이치를 모르고 교만과 독단으로 국정과 시정을 처리한다면 결국 후회의 결말을 맞이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퇴계집의 건쾌 상구 강의에 나오는 대목을 인용하면 지도자가 되어 주변 사람들의 충언과 도움을 거부하고 오로지 자신의 생각만으로 국정과 시정을 이끌어 간다면 이는 혼란을 자초해 백성의 마음은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엄중 경고하고 있다.


이는 지도자의 겸손을 말하는 것으로 군왕이 스스로를 덕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과인이라 부르거나 별 볼일 없는 작은 나라는 뜻의 여소자라고 부른 이유는 바로 자신을 낮추는 군왕의 겸손함에서 유래된 것이다.


한때 최고의 권력을 갖거나 재벌의 최고 경영자가 줄줄이 감옥으로 가는 현실을 보면서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도 어렵지만 그 자리에서 잘 내려오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노자 도덕경에 보면 공성신퇴(攻城身退)라는 글이 있는데 공성(攻城) 자신이 성공을 했다면 신퇴(身退) 몸은 물러날 줄 알아야 한다고 하는데 등산은 산에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올라간 산에서 내려올 때 등산은 완성되는 것이며 등산을 했는데 하산을 하지 않으면 그것은 실종이라 한다.


실제로 실종된 성공을 성공이라 믿고 부귀와 권력을 얻었지만 그것은 반쪽 성공에 머물러 있으며 성공이라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항룡유회(亢龍有悔)는 성공에 집착하는 자는 반듯이 눈물을 흘리게 된다는 퇴계 선생의 경고가 이 시대의 지도자들에게도 적용된다는 것을 바로 알아야 한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goodtime.or.kr/news/view.php?idx=276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후원 X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