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그러움과 엄격함이 조화를 이루어 치우침이 없이 원만하다는 뜻의 관맹상제(寬猛相濟)는 정치에 통용되는 말이다.
다시 말해 정치란 너그러움을 먼저 베풀고 다음에 엄격함을 뒤따르도록 해야 효과가 높다는 경험론으로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서 볼 수 있다.
춘추시대 정(鄭)나라의 재상(宰相) 공손교(公損僑)는 자(字)가 자산(子産)으로 개혁파 정치가 였다.
그는 집권 10여년간 근검을 강조하고 사치를 반대했으며 토지제도와 군신제도를 고치는 한편 법을 통해 특권을 제한하고 정치 기강을 바로 잡았다.
그 결과 작고 보잘 것 없던 정나라는 국력이 크게 신장했고 국위도 선양됐는데 자산이 행한 통치술이 바로 관맹상제(寬猛相濟)였다.
자산이 병들어 죽게 되자 그는 후임자로 내정된 자태숙(子太叔)을 불러 통치술을 강의하면서 덕이 있는 자만이 백성을 따르게 할 수 있으며 그 다음은 엄격함으로 대하는 것이 상책이고 불이 뜨거우면 사람들은 이를 두려워함으로 불에 타 죽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나 물이란 약해 보이므로 사람들은 이를 업신여기다 물에 빠져 죽기 쉬운데 곧 너그럽게 다스리기란 어려운 일이나 한번 힘을 발휘하면 오래 간다고 말했다.
불은 엄격함으로 물을 너그러움으로 비유했다.
지나치게 엄격하면 백성들이 두려워하고 지나치게 너그러우면 게을러지기 쉽다.
그러나 우선은 너그러워야 하고 그 다음에 엄해야 한다.
너그러움은 엄격함에 비해 훨씬 장악력이 떨어지지만 효과는 장기간에 걸쳐 나타난다.
그 시대의 인물인 노나라의 공자는 이 말을 듣고 '훌륭하다 정치가 너그러우면 백성이 게을러지는데 게을러지면 엄격함으로 바로 잡고 엄격하면 백성들이 잔인해지는 데 잔인해지면 너그러움을 베풀고 이렇게 너그러움과 엄격함이 서로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바로 정치’라며 감탄했다.
우리나라의 정치는 전통적으로 집권 초기엔 지나칠 정도의 엄격함으로 시작했다가 후에는 관대함을 넘어서서 흐지부지 끝나는 경향이 농후하다.
즉 맹관(猛寬)의 정치라고 할까.
고전(古典)은 치국의 도리를 관맹(寬猛)으로 가르치고 있는데도 말이다.
오늘의 한자
寬 : 너그러울 관, 猛 : 사나울 맹, 相 : 서로 상, 濟 : 이룰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