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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2-10 16: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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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 제29계 수상개화(树上开花) 나무에 꽃을 피게 한다.

 

수상개화는 제29계로 허장성세를 통해 적이 진위를 구별하지 못하게 해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손빈은 강적을 만나 수상개화를 연속 이용해 성고의 위기를 벗어나고 한 태자를 구출한다.

 

전국시대 제(齊)나라 민왕(涽王)이 남으로 초(楚)나라를 쳐 승리하고 서로는 삼진(三晉)을 깨트리고 송(宋)나라를 멸망시켜 천여 리나 되는 땅을 넓히는 등 세력이 강해지자 제후들이 제나라에 복종하기 시작했다.

 

민왕은 교만해졌고 백성들은 그의 정치를 견디기 힘들어했다.

 

연(燕)나라 소왕(昭王)은 교만한 제나라를 치기 위해 명장 악의(樂毅) 등을 시켜 진(秦), 한(韓), 조(趙), 위(魏) 등 네 나라와 합종을 성사시켰으며 마침 제후들이 제나라 민왕이 교만하고 포악한 것을 미워하던 참이라 모두 앞을 다투어 합종에 참여했다.

 

악의는 5개국 연합군의 총대장이 돼 제나라를 공격해 크게 승리했고 제나라 민왕은 거(莒)로 도망해 버티다가 살해됐다.

 

싸움이 끝나자 제후국의 연합군은 각자 본국으로 돌아갔으나 악의는 연나라 군대를 이끌고 제나라에 남아 아직 항복하지 않은 제나라의 성과 고을들을 평정하고 정령을 펴기를 5년만에 제나라의 70여개 성을 항복받아 모두 연나라의 군현(郡縣)으로 편입시켰으며 남은 것은 거(莒)와 즉묵(卽墨)의 두 성뿐이었다.

 

제나라에 별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전단(田單)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연나라 군사가 침입했을 때 전단은 그의 집안사람들을 시켜 차축 끝을 모조리 잘라 버리고 쇠로 싸서 튼튼하고 달리기 쉽도록 만들었다.

 

이윽고 연나라 군대의 공격에 성이 함락되자 제나라 사람들은 앞을 다투어 달아났지만 차축이 부러지고 수레가 부서지는 바람에 대부분 연나라 군사의 포로가 됐지만 전단의 집안사람들은 차축을 쇠로 싸 두었기 때문에 탈출에 성공해 무사히 즉묵으로 피신할 수 있었다. 명장 악의가 이끄는 연나라 군사는 즉묵을 포위했고 즉묵의 대부(大夫)는 패해 전사하고 말았으며 성안의 사람들은 전단이 현명하고 병법에 능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그를 장군으로 추대했으며 전단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성안 사람들을 이끌고 즉묵을 지키며 연나라 군사에 대항했다.

 

그러던 차에 연나라 소왕이 죽고 태자 때부터 악의를 못마땅하게 생각해 온 혜왕(惠王)이 즉위했으며 이를 안 전단은 악의를 제거하기 위한 심리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제나라 성 중에서 항복하지 않은 것은 둘뿐이며 악의는 처벌이 두려워 귀국하려 하지 않고 말로만 제나라 토벌을 하고 있지 실은 전쟁을 질질 끌며 자신이 제나라 왕이 되려고 하나 제나라 사람들이 심복하지 않기 때문에 잠시 즉묵에 대한 공격을 늦추어 시기를 엿보는 중이며 제나라 사람들은 다만 다른 장군이 와서 즉묵이 쑥밭이 될까 두려워할 뿐”이라고 소문을 만들어 냈다.

 

그렇지 않아도 악의를 의심하고 있던 연혜왕은 제나라 첩자들이 퍼뜨린 흑색선전을 믿고 기겁(騎劫)을 장군으로 임명해 보내고 악의를 불러들였고 악의는 왕의 미움을 사 교대된 것을 알자 벌을 받을까 겁이 나서 조나라로 망명했고 연나라 군사들은 모두 그가 갈린 데 대해 분개했다.

 

전단은 먼저 요동하는 민심을 안정시키고 승리에 대한 확신을 심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성안의 사람들에게 끼니때마다 뜰에다 음식을 차려 놓고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도록 했다.

 

그러자 하늘을 날던 새들이 매끼 음식을 먹기 위해 모두 성안으로 날아 내려왔으며 성 밖의 연나라 군사들은 이 광경을 보고 기이하게 여겼으며 전단은 이를 가리켜 신령이 내려와 자기를 가르쳐 주는 것이라고 선전했다.

 

그리고 성안의 사람들에게도 신령이 내려와 자기의 스승이 될 거라고 선전한 후에 병사 한 사람을 골라 스승으로 모시고 명령을 내릴 때마다 스승인 신령의 지시라고 말했다.

 

성안의 백성이나 성 밖의 연나라 군사나 모두 신령이 전단을 돕고 있다고 믿게 됐으며 성안의 백성들은 안정과 확신을 얻었고 성 밖의 연나라 군사들은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다음으로 전단은 백성들의 적개심을 증폭시키는 작전을 펼쳐 은밀히 “나는 연나라 군사가 포로로 잡힌 제나라 병졸들의 코를 베고 그들을 앞장세워 우리와 싸우면 즉묵이 패할 것 같아 두렵다”다는 소문을 연나라 군사들에게 퍼뜨렸다.

 

연나라 군사들은 이 소문을 듣자 그대로 실행했고 성안의 사람들은 항복한 제나라 군사들이 모두 코를 베이는 형벌을 당한 것을 보자 분개해 굳게 성을 지키며 혹시 포로가 되지나 않을까 두려워했다.

 

전단은 또 첩자를 풀어 “나는 연나라 사람들이 성 밖의 무덤을 파헤치고 조상을 욕되게 하지 않을까 겁이 나며 그런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섬뜩하다”는 소문을 연나라 군사들에게 퍼뜨렸다.

 

연나라 군사들은 또 무덤을 모조리 파헤치고 시체를 불살라 버리자 즉묵 사람들은 성 위에서 이를 보고 모두 눈물을 흘렸으며 분노가 열 배나 더해 달려 나가 함께 싸우기를 원했으며 전단의 계책으로 성안의 사람들이 적개심이 탱천하고 군기가 바짝 들게 된 것이다.

 

전단은 병사들이 싸움을 할 수 있게 된 것을 보자 비로소 대오를 정비해 전투 준비를 완료하고 무장한 병사들을 모두 숨겨 두고 늙은이와 아이들과 부녀자들을 성 위로 올려 보내놓고 사자를 보내 항복을 약속하자 연나라 군대는 모두 만세를 외쳤다.

 

전단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또 하나의 작전을 폈는데 전단은 민간의 황금 2만냥을 거두어 즉묵의 부호들을 통해 연나라 장수 기겁에게 보내고 거짓 정보를 흘려 부호들은 즉묵이 곧 항복하려고 하는데 그러면 자기 가족과 처첩들만은 목숨을 살려 달라고 부탁하자 연나라 장수들과 병졸들은 몹시 기뻐하며 마치 승리가 눈앞에 있는 듯 점점 더 방심해 기강이 해이해지기 시작하자 전단은 비로소 본격적으로 작전을 펴기 시작했다.

 

전단은 천여 마리의 소를 모아 붉은 비단 천에 오색찬란한 용무늬를 그려 소에 입힌 다음 예리한 칼날을 쇠뿔에 매달고 갈대를 쇠꼬리에 매달아 기름을 들이부어 불에 잘 타게 만들었다.

 

그리고 성벽에 수십 개의 구멍을 뚫고, 밤을 틈타 쇠꼬리에 불을 붙여 그리로 소를 내보내 적진으로 돌진시키고 5000 군사가 그 뒤를 따르자 연나라 군사는 크게 당황했으며 밤중이라 쇠꼬리에 붙은 불이 더욱 빛이 났는데 연나라 군사들이 자세히 살펴보니 전부 용의 모습을 하였는데 그것에 부딪치기만 하면 모조리 죽거나 상하거나 하는 것이었으며 거기에 5000의 군사가 뒤를 이어 뛰어들었고 성안에서는 북을 치며 함성을 울렸으며 노인과 아이들도 모두 구리그릇을 두들기며 성원하는데 그 소리가 천지를 뒤엎는 것 같았다.

 

연나라 군사는 크게 놀라 패해 달아났으며 전단의 제나라 군사들은 연나라 군대를 대파하고 적장 기겁을 죽였다.

 

전단의 군대는 도주하는 적을 뒤쫓아 연나라에 항복했던 성과 고을들이 다시 연나라를 배반하고 전단에게 귀복해 군사가 날마다 늘어났으며 연나라에 잃었던 70여 성은 다시 제나라의 것이 됐으며 전단은 이 공으로 안평군(安平君)에 봉해졌다.

 

이 이야기는 사기(史記) 전단열전(田單列傳)에 나오는데 전단이 쇠꼬리에 불을 붙여 적군을 공격한 데서 화우지계가 유래했다.

 

이 계책은 원래 꽃이 없는 나무에 인위적으로 꽃을 만들어 붙인다는 뜻을 가진 허위로 진영을 부풀려 배치함으로써 실제보다 세력이 강대하게 보이게 만드는 계책인 삼십육계의 제29계인 수상개화(樹上開花)의 예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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